1. 더플코트의 유래
우리 나라에서는 일명 '떡볶이 코트'로 잘 알려진 더플코트는 벨기에의 앤드워프의 남쪽 더플(Duffle) 지방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더플 지방에서 생산되었던 울 패브릭은 거칠고 두꺼웠지만 지방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자연적으로 방수가 되는 효능이 있었습니다.
더플 지방의 혹한의 날씨에서 근무하는 소작농, 선원, 어부들이 입기에는 좋은 소재였었죠. 또한 이들은 혹한의 날씨를 견디고 방수를 위해 모자를 만들었고, 장갑을 끼고도 쉽게 단추를 여밀 수 있게 나무 끈에 토글 형태의 나무로 단추를 만들었는데 이러한 형태가 더플 코트의 기원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실용적인 디자인 덕분에 영국의 해군의 군복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장교들에게만 보급되다가 점차 사병들에게도 보급되었습니다.
2. 더플코트의 발전
이러한 더플코트를 널리 알린 것은 세계2차 대전때 그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총사령관이었던 버나드 몽고메리 장군이었습니다. 몽고메리 장군이 더플코트를 입고 전장을 누비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사람들은 몽고메리 장군이 입었던 더플코트를 몽고메리 장군의 애칭을 따 몬티 코트라고 불렀습니다. 현재도 글로버올에서 몬티 코트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는 코트는 여기서 기원이 된 것입니다.
그 후 전쟁이 끝나자 많은 재고의 더플코트가 남게 되었고, 이에 영국 정부는 당시 영국 정부에 안전복과 장갑을 공급하던 M&F Morris 회사에 더플코트의 판매를 위탁하였습니다. M&F Morris 회사의 수장인 해럴드 모리스는 회사명을 글로버올로 변경한 후 더플코트를 판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글로버올이 판매하는 더플코트는 불티나게 판매되었습니다. 몬티 코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 해럴드 모리스는 국방부의 더플코트를 그대로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플코트의 디자인을 변경하였습니다. 모자의 크기를 조금 줄이고, 주머니에 플립 포켓을 추가하였으며 나무 토글을 소뿔로 변경하고 가죽 스트랩을 달았습니다. 당시 가죽 스트랩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였고, 이태리 소재의 부드러운 울을 사용하고 체크무늬 안감을 덧댄 글로버올의 더플코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글로버올은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을 개척하게 됩니다. 1962년 공장을 당시 상업의 중심지였던 영국 남부 웰링러버로 옮기면서 더더욱 유명해졌고, 그 후 홍콩, 뉴질랜드, 일본 등 40개 국에 수출을 하면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더플코트를 검색하신 분이라면 위 사진을 한번 쯤은 보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위 사진은 일본 잡지 포페이의 편집장인 타카히로 키노시타입니다. 동양의 닉우스터라고 불리기도 하는 분으로 일본에서 가장 핫한 패션 피플 중 한분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분 덕에 더플코트가 더 유명해지기도 하였습니다.
3. 더플코트의 특징과 브랜드
가. 더플코트 특징
더플코트는 몇 가지 독특한 요소로 쉽게 구별됩니다.
- 토글 단추 : 더플코트의 상징적인 디자인 요소인 토글 단추는 장갑을 끼고도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나무나 뿔로 제작된 토글이 일반적인 특징입니다.
- 넉넉한 실루엣 : 더플코트는 몸에 밀착되는 코트가 아닌, 넉넉한 핏을 자랑하며 두꺼운 이너웨어를 껴입어도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합니다. 다만 현대로 오면서 조금 핏되는 디자인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 큰 포켓 : 큰 물건도 수납이 가능하게 오픈 포켓이 특징이었으나 글로버올사에서 플립을 달기 시작하였습니다.
- 후드 디자인 : 전통적으로 방한을 위한 넉넉한 후드가 달려 있어, 기능성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 울 소재 : 방수 기능을 제공하는 울 소재는 추운 겨울에도 보온성을 유지해 주며, 착용자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나. 더플코트 브랜드
(1) 더플코트의 브랜드로는 가장 먼저 글로버올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글로버올은 더플코트의 역사이자 산 증인입니다. 글로버올의 더플코트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몽고메리 장군에서 따온 몬티 제품과 글로버올의 대표에서 따온 모리스 모델이 있습니다.
저 역시 글로버올의 모리스 제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몬티 제품보다는 모리스 제품이 개량형으로, 모리스 제품이 조금 더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고 있고, 몬티 제품보다 조금 더 길고 살짝 핏합니다. 몬티 제품은 노끈과 나무 토글을 사용하고 있으나 모리스 제품은 가죽스트랩과 소뿔 토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두께에 클래식한 디자인은 왜 글로버올이 더플코트의 근본인지 알게 해 줍니다.
(2) 더플코트 브랜드로 글로버올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런던트래디션입니다. 2001년 영국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더플코트가 주력 상품이며 더플코트 매니아 분들이 글로버올과 고민하는 브랜드가 런던트래디션입니다. 기회가 되면 브랜드 열전에서 한번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3) 더플코트 브랜드로 유명한 브랜드는 버버리입니다. 버버리 역시 군복이었던 트렌치 코트를 만드는 브랜드로, 버버리가 군복이었던 더플코트로 유명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큼직큼직한 느낌의 디자인에 최고급 소재, 클래식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은 더플코트 중 가장 소장가치가 높은 브랜드입니다. 한때 대를 물려입는 더플코트라는 캐치 프라이즈가 있기도 했었던 브랜드입니다. 버버리 더플코트 더플코트 중에서는 가장 클래식한 그리니치를 추천합니다.
저 역시 버버리 더플코트를 만족하면서 입었습니다. 2000년 전에는 좀 무겁게 출시되었는데, 그 후에는 가벼운 소재로 출시되면서 만족스러웠고, 더플코트를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글로버올과 상당히 고민할 것 같습니다.
(4) 위 3개의 브랜드가 더플코트 중 가장 유명한 브랜드인데, 그 다음으로 하나를 더 추천하라면 폴로 랄프로렌을 꼽을 수 있습니다. 폴로 랄프로렌은 상대적으로 더플코트에서는 덜 유명하긴 한데 디자인과 핏을 잘 만들기로 유명하였습니다.
특히 2002년 제품은 역대급 디자인으로 꼽을 정도로 디자인이 아주 잘 뽑혔다는 말이 있었고, 당시 더플코트 매니아들도 폴로 랄프로렌의 베이지(카멜) 더플코트를 추가로 하나 구입할 정도로 핫하였습니다. 저도 10년 동안 즐겨 입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에서 제조하는 제품으로 퀄리티가 많이 떨어졌다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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